‘초보자 추천 물고기’ ‘물생활의 시작’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물고기, 구피. 하지만 구피가 절대 죽지 않고 마냥 키우기 쉬운 물고기인 것만은 아닙니다. 첫 번째 물고기를 고민하는 초보자들이 살펴봐야 할 구피의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구피의 장점
예쁘고 다양한 종류
구피는 관상어라는 목적에 충실합니다. 지느러미와 꼬리의 형태나 색깔이 화려하고, 특정 형질을 유전시키기가 쉬워서 매우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색깔은 물론 꼬리나 지느러미의 크기와 형태 등도 제각각이라, 구피를 찾아보면 “얘도 구피야?” 싶은 게 많습니다. 이렇게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내 취향에 맞는 구피는 거의 반드시 존재합니다.
다만 막구피에 비해 일부러 색깔이나 모양을 화려하게 만든 고정 구피들은 좀 더 예민하고 사육 난이도가 조금 높습니다. 비싼 구피를 들이기 전에 물생활을 공부해보고 싶거나, 생물을 키우는 것에 영 자신이 없다고 한다면 막구피를 먼저 권장합니다.
작은 크기, 저렴한 가격
구피는 크기가 작아서 한번에 여러 마리를 키울 수 있고, 다 자라 봤자 5cm 이내라는 점도 부담이 없습니다. 게다가 막구피는 마리당 500원, 1000원에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카페나 당근 등에서 무료 분양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요.
고정 구피는 막구피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그래도 다른 고급 어종에 비하면 저렴한 편.
관리가 쉽다
구피는 어느 정도 수질 오염에 내성이 있기 때문에, 아주 섬세하게 환경을 맞춰주지 않아도 잘 삽니다. 열대어인 만큼 따뜻한 수온(24~27℃)을 유지할 히터와 기본적인 여과기만 있어도 됩니다. 먹는 것도 크게 안 가리고 다 잘먹죠.
다만 막구피에 비해 고정 구피는 다소 까다로운 편. 고정 구피는 기본적으로 몸도 약하고 지느러미나 꼬리가 크게 개량된 경우 수질이나 환경에 따라 꼬리가 찢어지는 일도 많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적당한 세팅을 해두면 최소한의 관리(주1회 환수 포함)로 유지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바닥재를 깔지 않고 심플하게 물고기만 키우는 탱크항을 하든, 수초를 심은 수초항에 키우든 역시 큰 상관이 없기 때문에 어항을 다양한 스타일로 꾸며볼 수도 있습니다.
온순하면서도 활발한 성격
간혹 수줍음을 많이 타는 물고기는 먹이를 줄 때가 아니면 돌이나 은신처에 숨어서 얼굴을 잘 보여주지 않기도 하지만, 구피는 활달하고 수면 가까이에서 활동하는 물고기라 볼 때마다 늘 즐겁습니다.
또 온순하기도 해서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들과 함께 키울 수 있습니다. 같은 종은 물론이고 네온테트라, 플래티, 제브라 다니오, 체리새우, 오토싱, 달팽이 등으로 어항을 가득 채워도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구피 수컷끼리 다투거나, 수컷이 암컷을 쫓아다니며 귀찮게 구는 일은 있지만 이 정도는 그래도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라고 할 수 있죠.
(비슷하게 초보자들이 많이 키우는 물고기인 베타의 경우에는 합사가 거의 불가능)
구피의 단점
이런 만능 물고기같은 구피에게도 단점이 있습니다. 단점이 수가 적긴 하지만, 키우기 전에 꼭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어요.
폭번 지옥
사실상 구피의 가장 큰 단점. 물론 번식이 쉽다는 것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구피의 경우는 너무 쉬워서 문제. ‘외롭지 않게 암수 한 마리씩 커플 만들어줘야지^^’ 했다간 3개월 만에 100마리 되는 파국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구피의 번식력을 장점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브리딩에 상당한 사전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구피는 10주에서 20주가 되면 성체가 되고 암컷 구피는 1달에 한번, 10-50개에 이르는 알을 낳습니다. 치어를 따로 분리해주지 않으면 구피나 다른 합사어가 치어를 잡아먹기도 하지만 이 무시무시한 번식 속도는 완전히 컨트롤하기 힘듭니다. 한 달에 딱 2마리씩만 늘어난다고 가정해도 3개월만 지나면 어항 바꿔야 합니다. 대대로 근친교배가 일어나면서 유전병이 도는 것은 덤.
아예 번식을 노리고 선별해가면서 개체 수를 조절한다면 모를까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감당할 수 없는 수많은 치어를 보게 되면 어항 관리가 힘들고, 결국 버리거나 방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초보가 구피를 들일 때는 번식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가를 꼭 염두에 둬야 합니다.
구피를 아예 번식시키고 싶지 않다면,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수컷만 키우면 됩니다. (한 마리씩 키우는 것은 그다지 권장하지 않음) 저희 집도 수컷 알풀들이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며 잘 살고 있습니다.
생각만큼 그렇게 튼튼하지는 않다
이 거 중 요. 구피는 강한 물고기라면서 정말 대충 막 키워도 된다는 식의 말들이 많지만, 모든 관상어는 상당한 관심과 주의를 필요로 합니다. 구피를 키워도 일주일에 최소 한 번씩은 환수를 해줘야 하며, 수돗물 그냥 들이부으면 죽고, 수온 안 맞춰주면 둥둥 뜹니다. 또 막구피가 아닌 알비노 풀레드 등의 고정 구피는 막구피보다 좀 더 예민하고 연약합니다.
구피가 튼튼하다는 것은 정말 예민하고 까다로운 다른 물고기-수중 유기물과 pH를 엄격하게 제어해야 하는 관상어나 사소한 일로 스트레스 받았다며 꼬리 자해를 하는 ㅂ모 물고기 같은 경우와 비교했을 때이며, 어느 정도 세팅만 하면 초보가 관리하기 어렵지 않다는 의미이지 신경을 안 써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종합해보면, 구피는 초보자가 키우기 적합 물고기로서 장점이 단점보다 더 많습니다. 예쁘고 튼튼하고 쉽다는 점에서는 다른 관상어가 따라오기 힘든 초보자의 왕입니다.
하지만 반면, 너무나 작고 (상대적으로) 너무나 키우기 쉬워서 정말 막 키우는 사람도 많습니다. 싸니까 아깝지 않다, 죽어도 새로 사면 되지, 연습 삼아 키워본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초보고 말고를 떠나서 그냥 키우지 말았으면.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구피는 사랑을 받기에 모자람이 없는 물고기라는 것입니다. 꼭 사랑을 담아서 예쁘고 건강하게 키워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