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포스트는 이야기를 정리하긴 커녕 대형 떡밥만 흩뿌리고 끝난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3의 엔딩 내용의 설명과 해석을 다루고 있습니다. 스포일러 주의하시길.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3의 리뷰는 >여기<
※ 드라마 엔딩과 쿠키에 대한 스포일러 주의!!!!!!! ※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3 엔딩 설명

레지널드는 세상의 멸망을 막으려면 옵시디언 호텔에 있는 수호자를 죽이고 우주를 리셋하는 버튼을 찾아 소멸 직전의 우주를 되돌리는 것만이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남매들은 레지널드의 말을 듣지 않지만, 레지널드는 루서를 살해하고 이를 수호자에게 뒤집어씌워 복수심을 이용해 남매들을 결국 옵시디언 호텔로 유인합니다. (이 과정에서 클라우스도 살해)
우여곡절 끝에 남매들은 수호자를 쓰러뜨리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클라우스와 루서가 부활해 레지널드가 한 짓을 알리고, 덧붙여 앨리슨이 그와 몰래 거래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파국.
레지널드는 남매들의 에너지를 흡수하면서 우주 리셋 버튼을 작동시킵니다. 그러나 괴로워하는 형제들의 모습을 보다 못한 앨리슨이 레지널드를 죽이고 대신 리셋 과정을 마치는데……

일행(루서, 디에고, 라일라, 빅터, 클라우스, 파이브, 벤)이 깨어나보니 웬 공원 한가운데.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이 새로운 우주의 다른 모습은 이렇습니다.
- 세상이 쿠겔블리츠에 멸망하지 않음
- 옵시디언 호텔이 있던 곳에 공원이 생김
- 레지널드의 아내인 애비게일 하그리브스가 살아있으며, 레지널드가 세운 기업들이 세계를 지배
- 죽었던 루서와 클라우스가 살아나고, 파이브의 잘린 팔이 돌아옴
- 엄브렐러 아카데미 전원 초능력을 잃어버림 (루서의 체형도 인간으로 돌아옴)
- 슬론은 사라졌으나 스패로 벤은 남아있음
- 앨리슨의 남편인 레이와 딸 클로이가 동시에 존재
남매들은 영문을 모른채 서 있다가 초능력이 사라진 것을 깨닫고 서로 뿔뿔이 흩어져버립니다.
그리고 크레딧 이후 쿠키 신으로 이어지는데… 쿠키는 나중에 따로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고.
레지널드의 우주 리셋
먼저 엔딩의 상황을 한번 살펴봅시다.

슬론을 잃어버린 것을 제외하면 거의 모두가 그럭저럭 해피 엔딩(?)입니다. 일단 모든 난장판의 원인이었던 초능력이 사라졌고, 혈청을 맞아 몸이 변했던 루서나 부상당한 파이브도 나았습니다. 앨리슨은 남편과 딸을 동시에 얻었죠.
또 레지널드의 옆에 있는 여성은 외계인인 레지널드가 살리려고 노력했던 아내 애비게입니다. 그리고 그는 단순히 부유한 사업가가 아니라 전세계를 지배하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대충 눈치로 때려맞춰보면, 레지널드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세계를 다시 만들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다만 100% 그가 원하는 대로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앞서 언급했 듯 리셋 도중 앨리슨이 끼어들었기 때문.
특히 ‘슬론은 사라졌고 스패로 벤은 남았다’는 부분이 좀 걸려요.
스패로 아카데미가 전부 없었던 일이 되어서 슬론의 존재가 사라진 것이라면, 스패로 벤도 없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죠. 이게 레지널드의 의도였다면 상당히 일관성이 없는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레지널드는 벤을 스패로로 인식하지 엄브렐러로는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 애초에 레지널드는 1963년에 벤을 만나지 못해서 그가 엄브렐러 아카데미였는지 몰랐기 때문에 스패로 아카데미를 만들 때 그를 입양했습니다.
하지만 슬론과 벤의 차이가 만약 앨리슨 때문이라면 말이 되기는 합니다. 앨리슨이 의도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고, 의도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전자의 경우 앨리슨이 리셋 과정을 중단시키는 바람에 사고로 슬론만 따로 떨어져 버렸다고 생각해볼 수 있고, 후자는… 앨리슨이 악의를 가지고 슬론을 쏙 빼놓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녀가 ‘형제자매들을 살리려고’ 시도했는데 슬론은 그녀에게 형제자매로 인식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죠.
한편 라일라는 살아 남았는데, 라일라는 ‘원래 세계’의 사람인데다 시즌2에서 또다른 형제자매로 인정(?)받았습니다. 앨리슨이 볼 때 라일라와 슬론은 상당히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어쨌든 지금으로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레지널드의 의도인지, 앨리슨이 끼어든 것이 리셋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수수께끼는 크레딧 이후 나오는 짧은 쿠키로 이어집니다.
쿠키 속의 벤

크레딧이 지나간 후, 서울의 여의도행 지하철 안에서 안경을 쓰고 책을 읽고 있는 벤이 잠깐 등장합니다. 1화에 나왔던 1989년의 서울 신 오프닝과 대비되는 연출이죠.
문제는 바로 이 벤이 누구인가 하는 점입니다. 가능성은 세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스패로 벤이 나중에 클라우스처럼 자신의 친모를 찾아, 혹은 모종의 다른 이유로 서울에 왔다.
2. 스패로 벤이 아니라 엄브렐러 벤이 (루서와 클라우스처럼) 부활했다.
3. 벤이 레지널드의 리셋으로 그에게 입양되지 않고 서울에서 자란 모습이다.
1번은 스패로 벤이고, 2, 3번은 지하철에 앉아있는 게 현재 (살아있는 것으로 확인된) 스패로 벤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 그리고 사실, 그렇게 생각할 만한 이유는 있어요.
여의도행 지하철에 앉아있는 벤의 머리 모양이나 옷차림은 스패로가 아닌 엄브렐러에 가깝습니다. 스패로 벤은 머리를 세우고 내내 화려하고 날티나는 옷차림을 하고 다녔죠. 게다가 성격도 안경 쓰고 독서할 타입은 아닙니다. 바로 직전 엔딩 신에서도 쌍욕을 하면서 다른 형제들과 헤어져 버렸고.
그러니 어쩌면 2번, 죽었던 우리의 벤이 다시 돌아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루서와 클라우스가 부활하면서, 15년 전에 죽었던 벤도 따라서 부활했다는 가설이죠.
물론 레지널드가 넘쳐나는 가족애 때문에 이렇게 관대한 처사를 해줬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앞서 말했듯 레지널드는 벤이 엄브렐러인 줄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앨리슨과의 거래에 따라, 혹은 앨리슨 본인이) ‘죽은 엄브렐러 아카데미를 모두 부활시키는’ 식이었다면 가능한 일일 수도?
아니면 3번. 이 벤은 우리 벤도 스패로 벤도 아니라 제 3의 벤이라는 설. 이게 벤이 하그리브스 경에게 입양되지 않고 멀쩡하게 서울에서 자란 모습이라면? 벤은 원래 착해서 레지널드의 막장 교육만 아니었으면 올바르게 컸을 확률이 큽니다. (….)
…..하지만 그렇다면, 또 하나의 문제가 파생되는데요. 지금 이 세계에는 벤이 두 명 있다는 소리가 됩니다. 왜냐하면 이 세계에 지금 스패로 벤이 있으니까!
오블리비언 프로젝트란?
애초에 레지널드가 수십 년을 들여 준비한 오블리비언 프로젝트란 건 뭘까요?
작중 상황을 볼 때, 레지널드의 목적은 초능력을 가진 아기들을 이용해 죽은(혹은 냉동된) 아내를 되살리는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아이들을 입양한 것, 호텔을 지은 것, 남매들로 하여금 수호자를 죽이게 하고 리셋 버튼을 손에 넣는 것도 모두 그가 오랫동안 계획한 일이었던 거죠.
근거는 부족하지만 상상력을 더해 머리를 굴려보면, 레지널드는 오블리비언 프로젝트에서 자식들이 모두 죽을 것으로 예상했고, 그래서 리셋을 하면서 자식들을 다시 창조하는 형태로 세계를 재구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신과 거래를 한 앨리슨에게만 너는 빠지라고 한 것도 설명이 됩니다. 앨리슨은 죽으면 안 되니까.
그러나 형제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다 못한 앨리슨이 레지널드를 죽여버리고, 리셋 과정은 한 번 멈췄다가 앨리슨에 의해 마무리됩니다. 이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무슨 영향을 끼쳤는지 아직은 모릅니다.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4 예상

넷플릭스는 이미 <엄브렐러 아카데미>의 마지막 시즌인 시즌4 제작을 확정했습니다. 시즌3의 난장판이 시즌4에서는 해결될 예정. (혹은 희망.)
아직 자세한 정보는 전혀 알려진 게 없지만, 시즌4는 남매들이 능력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다루게 될 것이란 예상이 많습니다.
어쩌면 도플갱어 문제를 풀게 될지도 모릅니다. 파이브가 시즌3에서 형제들에게 도플갱어를 언급했었죠. 도플갱어를 만나면 아주 위험한데, 그래도 “우리가 아버지에게 입양되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도플갱어는 지금 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을 것이니 마주칠 확률은 낮다.”라고 했습니다. 그것이 다음 시즌의 복선이었을지도?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벤의 모습도 그렇고.
활짝 열린 결말이었던 시즌1의 엔딩, 다음 시즌의 내용이 무엇인지 비교적 명확하게 보였던 시즌2의 엔딩과는 달리 시즌3의 엔딩은 반은 열려있고 반은 닫혀있는 슈뢰딩거의 엔딩입니다.
도대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그리고 정말 이 재앙의 가족에게 과연 평화가 오기는 하는지.. 모든 것은 시즌4에 달렸습니다. 비록 시즌3은 살짝 실망하긴 했지만 그런만큼 시즌4를 더욱 기다리게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