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타가 바닥에만 머물러 있다면?
화려한 지느러미를 쫙 펴고 어항을 헤엄쳐야 하는 베타가 축 늘어져서 바닥에 멍하니 가라앉아 있을 때가 있는데, 초보에겐 조금 걱정이 된다..
베타가 바닥에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 베타가 바닥에만 있는 이유
1️⃣ 자는중
물고기도 잠을 잔다. 밤이 되면(=조명을 끄면) 베타도 잘 시간. 단, 사람처럼 한 번에 6-8시간씩 자는 것이 아니라 약 1시간 정도씩 나눠서 잔다고.
베타는 ‘베타 침대’라고 불리는 인공물 내지는 수초에 기대서 자는데, 개중엔 그냥 바닥에서 자는 걸 더 선호하는 개체도 있다.
잘 때는 약간 몸을 기울여서 옆으로 누워있거나 살짝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좀 불안해 보이긴 하지만 이게 자는 자세 맞다.
어두운 구석이나 수초 안쪽 등 숨어서 바닥에 가만히 있다면 자고 있는 것이 확실.
2️⃣ 질산염 중독
질산염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는 것도 베타가 바닥에 머무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점점 색깔이 빠지고 창백해 보이기 시작하거나, 먹이를 보아도 반응을 잘 보이지 않고 숨을 잘 못 쉬는 것처럼 아가미를 가쁘게 움직인다면, 수조에 질산염이 들어찼을 가능성이 크다.
질산염은 아주 적은 양으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물고기에게 매우 조금씩, 서서히 영향을 미치는 독이다.
위와 증상을 보일 경우 수질 테스트를 통해 정확히 확인해보고, 자주 환수시켜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렇다고 또 환수를 너무 급격하게, 많이 해도 안된다. 환경이 급변하는 것에 예민하기 때문. 까다로운 물고기….
지나치게 자주 환수를 하면 물살에 꼬리 지느러미가 찢어지거나 자해를 할 수 있고, 또 어항 내의 균형도 깨지기 쉽다. 물을 갈아줄 때는 20~25%씩 나눠 갈고 물을 단번에 붓지 말고 환수통 등을 이용해 천천히.
3️⃣ 늘어져 있고 싶은 기분
만약 베타가 바닥에 있는데 머리 아래쪽의 작은 지느러미가 살랑살랑 움직이고 있다면, 그냥 귀찮고 게을러져서 이러고 있을 확률이 높다.
베타는 크고 화려한 지느러미를 가지고 있어 계속 헤엄을 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쉬는 시간에 자주 앉아있는(?) 버릇이 있다.
식사 시간이나 놀 때는 활발하다가 가끔씩 특정 장소에서 멍 때리고 있다면 그냥 늘어져 있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니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역시 바닥에 한번 가만히 있는 것으로 판단하기보다는 평상시의 모습을 종합해서 판단하는 게 좋다.
4️⃣ 부레병
바닥에 머무는 것 외에 부자연스럽게 헤엄을 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면 부레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베타의 부레병은 주로 변비로 인해 부레가 눌려서 생긴다. 부레에 이상이 생기면 움직이기 불편해져서 누워서 헤엄을 치거나 거꾸로 헤엄을 치기도 하는데, 나중에는 아예 바닥에서 가만히 있는 것을 택하게 된다.
부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먹이를 많이 주지 말고, 가끔 식이섬유가 많이 든 먹이를 먹여야 한다. 1주일에 하루 정도는 먹이를 주지 않는 것도 좋다. 베타는 하루 이틀 정도 금식해도 건강에 문제가 없음.
냉짱을 비롯한 생먹이를 주는 것도 좋은 선택이고 소화에 좋은 완두콩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완두콩을 삶아 찬물로 식힌 후, 껍질을 벗긴다. 그리고 잘게 부숴서 넣어준다. 완두콩을 먹인 후에는 약 하루 동안 금식.
(다만 정말 작게 부숴서 주고 남은 것들을 깨끗하게 꺼내주지 않으면 소화 불량이나 수질 악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
5️⃣ 수류가 너무 셀 때
여과기의 수류가 너무 세면, 지느러미가 큰 베타는 헤엄치는 것을 힘들어한다. 따라서 바닥에 계속 머물러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지느러미가 상해있다면 수류를 먼저 점검할 것.
베타항에 여과기를 쓸 때는 수류를 약하게 하는 개조를 해주는 게 좋다. 주로 출수구에 스펀지나 클리어 파일을 자른 것 등을 덧대는 간단한 작업으로 끝난다.
베타에게 여과기가 필요 없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과기 없이 환수만으로 수질을 유지하느니 그냥 걸이식 여과기를 걸고 수류를 잡아주는 게 훨씬 낫다.
6️⃣수온이 너무 낮아서
베타는 동남아 출신의 열대어이기 때문에 차가운 물에서는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점차 활동을 멈추게 된다. 베타의 적정 수온은 26-28℃로, 24℃ 밑으로는 내려가지 않도록 겨울철에는 히터가 필수.
(반대로 수온이 좀 높은 것은 잘 견디는 편이고 오히려 매우 활발해지는데, 30℃는 안 넘도록 하는 게 좋다.)
온도계를 넣어두고 상시 체크를 하는 것이 제일 좋음.
하지만 만약 온도가 좀 낮다고 해서 무작정 뜨거운 물을 붓는다거나 해서 수온을 올리는 것은 금물.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는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 히터를 사용하거나, 따뜻한 물을 천천히 섞어주는 방법을 쓰자.
7️⃣ 노화
베타의 평균 수명은 3-5년, 잘 키우면 더 오래 살 수도 있다. 하지만 5년 이상이 지난 베타는 자연의 섭리대로 점점 무기력하고 약해지게 된다.
색깔이 흐려지거나 지느러미가 생기를 잃기도 한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가능하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자.
8️⃣ 암모니아 중독
베타가 바닥에 누워서 헐떡거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암모니아 중독일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암모니아 중독은 물고기에게 매우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심각한 경우.
수질 테스트로 암모니아 수치를 확인하고, 그 원인을 밝혀내 바로 고쳐야 한다.
다만 수치를 체크하는 건 쉬워도 원인을 분석하는 게 다소 복잡할 수 있는데, 암모니아 중독의 이유는 다양하기 때문.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과밀 어항, 사료의 과다 급여, 여과력 부족 등이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으로는 후자 두 가지, 사료를 너무 많이 줘서 남은 사료가 썩어서 수질을 오염시키거나, 여과기가 없어서 혹은 물잡이를 하지 않고 베타를 투입한 경우.
혹은 (베타는 보통 혼자 키우는 게 기본이긴 하지만) 합사한 다른 물고기나 새우 등의 생물체가 어항 어딘가에 죽어있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순식간에 수질이 떡락하므로 당장 건져야 한다.
암모니아 수치를 낮추려면 환수가 답.
다만 이때에도 50%는 넘지 않도록 주의할 것. 매주 20% 정도의 환수를 해주는 것이 이상적이다. 또 바닥에 남은 사료 찌꺼기가 없는지 살펴보고 스포이드로 빼주자.
베타가 바닥에 있다고 해서 무조건 걱정할 일은 아니다. 그보다는 주변 상황과 종합해서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정확하다.
만약 평상시에 활기차게 돌아다니고 먹이도 잘 먹는데 잠시 바닥에 가라앉아 있다면 베타가 잠시 쉬고 있거나 자고 있는 것뿐이다. 익숙해져서 자는 걸 알아볼 수 있게 되면 자는 모습도 꽤 귀여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