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공식작전
- 장르: 액션, 범죄
- 감독: 김성훈
- 출연: 하정우, 주지훈
- 개봉: 2023년 8월 2일
“장점도 없고 단점도 없는 영화라는 평을 받아 흥행이 힘들었다”고 주연배우가 직접 말했지만, 단점이 없다고 누가 그러는데. 진부한 클리셰와 감성팔이를 넣어 바글바글 끓여 하향된 기대를 겨우 맞추는 양산형 한식.
종합평 : ★★

비공식작전 줄거리
1987년, 계속 승진 기회에서 밀려서 5년째 중동과에 머물고 있는 외교관 이민준(하정우).
혼자 남아 일하던 민준은 이상한 전화를 받는다. 전화 속에서 들려오는 것은 외교관 전용 모스부호. 그는 이 전화가 20개월 전 레바논에서 납치된 오재석 서기관이 보낸 구조 신호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꿈에 그리던 미국 발령을 조건으로 직접 몸값을 건네는 역할을 자원한다.
레바논 도착 직후 몸값을 노리는 항공 경비대에 쫓기던 민준은 우연히 한국인 택시 운전수인 김판수(주지훈)를 만나고, 낯선 땅에서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판수에게 의지하려 하지만 그는 돈만 밝히면서 영 미덥지 못한 태도를 보이는데…

누가 단점이 없다고 했나
<비공식작전>은 <모가디슈>, <교섭>을 이어 중동을 배경으로 한 실화 바탕의 세 번째 영화다. 그러나 극장 흥행에 실패했다. ‘장점도 없지만 단점도 없다’는 평이 코로나 시대에 영화관을 찾게 만들기에는 치명적인 평이었다고 배우 하정우가 직접 이야기하기도 했다.
물론 애매한 영화인 건 사실이지만…..
누가 단점이 없다고 그래?
<모가디슈>, <교섭>과 비슷한 중동 배경은 확실히 <비공식작전>에 불리했던 조건은 맞다. 슬슬 뻔하다고 여겨지니까. 특히 주인공이 외교관이고 차량을 이용한 탈주극이라는 점은 <모가디슈>와 겹쳐서 서로 비교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비공식작전>의 실패를 이런 외부적인 요인 탓으로 돌리는 건 비겁한 변명이고, 오히려 <모가디슈> 때문에 명예로운 죽음을 당한 게 아닌가 싶은데. <모가디슈>는 클리셰나 감성팔이 없이 영화를 완성했지만 <비공식작전>은 클리셰와 감성팔이를 제외하면 영화에 남는 게 거의 없다.
스토리 전개도 산만하다. 오 서기관을 납치한 무장단체, 주인공의 경호를 맡은 용병, 테러 세력, 브로커, 브로커를 소개해 준 중재자, 부패한 공항보안대, 안기부 등이 정신없이 흩어져 있고 각각의 역학 관계가 그리 자연스럽거나 탄탄하지 않다. 폭탄도 터지고 총도 쏘고 골목길 드라이빙도 하고 옥상에서 점프도 하고 하지만 전개가 묘하게 진부해서 긴장감과 압박을 느끼기보다는 좀 피곤하다.
나름대로 신경 써서 사 온 모든 재료를 다 쏟아부었는데 이렇게 맹탕이라니. 맛이 안 나는 것도 단점이다.

케미스트리가 아닌 피직스
‘이기적인 외교관’과 ‘사기꾼 운전수’라는 기본 설정은 상당히 흥미로운데, 이민준과 김판수는 설정보다 흥미로운 인물이 아니다.
특히 김판수는 능청스럽고 돈을 밝히는 사기꾼 같더니 ‘실은 건실한 청년이었다는데 그게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동기와 행동이 왔다갔다 하는 것이 문제.
이민준 역시 마찬가지. 매우 속물적인 이유로 구출 작전에 나선 이민준이 갑자기 애국심을 펄럭이더니 자기희생을 치른다. 특히 막판의 ‘다시는 한국을 우습게 보지 마라’ 감성은 보면서 가슴이 콱 답답해져 온다. 아주.
작중 둘 사이에는 ‘거짓말’이 포인트인데, “나한테 거짓말한 거야?”→”그걸 믿은 거야?”→”믿은 척하고 나도 거짓말했어”로 이어지는 관계는 꽤 재미있어질만 하긴 했다. 거짓말이 선의의 진심이 되는 변화도 나름대로 주목할 만한 부분. 그러나 정작 그 ‘거짓말’이 너무 빤히 보이고 딱히 치밀한 것도 아니라 놀랍거나 감동을 주진 않는다.
둘 사이의 티키타카가 그렇게 재미있는 편도 아니고, 임팩트 있는 관계의 전환점도 없다. 그냥 김판수의 능청스러운 대사 몇 마디와 갑작스러운 사생활 공개(나 참전군인인데 사기당해서 어렵게 살아)에 이어 갑자기 형동생하는 걸 보여주면서 케미라고 주장한다.
이건 화학적인 시너지가 아니라 그냥 물리적인 접합일 뿐. …요컨대 브로맨스라고 팔기엔 캐릭터의 교류가 허접하다.

공식적인 촌스러움
촌스러움은 진짜 명백한 단점이다.
인물들이 진짜 너무나도 뻔하고 대사는 작위적이어서 메인 스토리 전개에 전혀 힘을 더해주지 못한다. 비중이 좀 있어야 마땅할 헤이스는 촌스러운 대사로 피날레를 장식하고, 안기부장의 언행이나 ‘각하’ 언급은 정말 조악하기 짝이 없다. 억지로 위기를 만들고 빠르게 뒷수습을 하기 위해 얄팍한 캐릭터를 배치했다.
특히 안기부장을 통해 당시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려고 한 것 같지만 영화의 발화 수준이 너무 낮아서 비판이 안 된다다. 웃기지도 않고.
이민준이나 외교부 직원들의 희생 정신은 전조도 없는 신파 공격이고, 연출 역시 올드해서 마땅히 느껴야 할 감동을 그다지 전해주지 않는다.

종합평 : ★★
<비공식작전>은 어느 정도 검증된 재료와 방법들로만 만들어진 영화다. 적당한 액션 연출과 대충 짠 얼개, 모든 것이 미묘하게 촌스럽고 진부해서 다음 장면이 예상 가능함.
장점이 없는 것이 단점이 되고, 평범의 수준이 ‘무난’보다 낮을 수도 있다.
<모가디슈>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는데, 스토리 전개와 인물 묘사, 농담의 품위, 클리셰를 피하면서 주제를 강조하는 기술 등 나란히 놓을 요소도 단 한가지도 없다.
그나마 유쾌한 버디물이라는 괜찮은 정체성을 확립할 수도 있었지만 두 주인공의 대화가 생각보다 재미있지도 않음..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