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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3 (2024) 리뷰 : 미련도 안 남게 해줄게

스위트홈3 시즌3 포스터


스위트홈3 리뷰

3화까지는 괜찮았는데

개인적으로 초반부는 나름 기특하게 봤다.

왜냐하면 수습하려고 노력했으니까.

시즌2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었던 ‘주인공의 비중이 너무 작다’, ‘괴물과 싸우는 액션신이 너무 적다’, ‘전개 속도가 느리고 인물들이 다 따로 논다’는 것들을 해결하려고 하긴 했다.

중간인 3, 4화 무렵엔 여전히 중심인물들이 따로 흩어져 있기는 하지만 목표 지점이 하나로 모이고, 산만하던 주변 인물들의 심리나 관계성이 좀 정리가 된다.

“따라오지 마”와 “걱정되잖아“의 반복일 뿐이었던 은유와 찬영의 대화도 좀 건설적으로 나아가고, 현수를 포함해서 일행이 앞으로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가 드디어 전개됨….

괴물현수를 다루는 은유의 모습이나, 파티를 조합해 역할 분담을 하는 것도 시즌1을 연상하게 한다.

또 존재의 의미가 희미했던 주변 캐릭터들에 대해서도 가닥을 잡는다. 찬영이가… 활약한다!

미친 독버섯녀 정도의 포지션이었던 하니는 이입이 가능하고 매력적인 새 파티원이 된 데다, 지 반장과 스타디움의 비밀도 적절하게 밝혀져 그녀의 이야기가 매듭지어진다.

그리고 와… 수호대 멋있다. 진짜 멋있네. 얘네 그냥 서로를 너무 사랑함… 

상당히 소모적이고 악의적으로 사람을 죽이던 시즌2와는 달리 중요한 장면에 좀 신경을 쓰고 인물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한 것도 좋았다. 초반부터 상당히 묵직한 감정을 이끄는 장면들을 배치하고, 지난 시즌의 떡밥을 해소한 것도 좋았어요. 이제 정말 새로운 시즌의 이야기를 펼쳐나갈 차례…….

스위트홈3 송강

하지만 괜찮지 않았어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정확히 말하면 ‘와 이제 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구나’하고 두근두근하고 있었는데 갈수록… 저기, 이 길로 가는 게 맞아요?

앞서 이야기했던 ‘인물을 하나로 모으고 관계성을 다듬으며 정리해 갔던’ 모습은 얼마 안가 다시 지리멸렬하게 풀어지고 만다.

갑자기 새로운 거대 떡밥이 투척되더니, 모여서 뭔가 좀 하려나 싶은 인물들이 다시 뿔뿔이 흩어지고 그 뒤론 만나지도 않은 채 그냥 끝남. 엔딩 진짜 황당…………..

구조적으로 보면, 결국 시즌2에 이어 이번에도 역시 작품의 중심이 없다는 게 크다.

정확히 말하면 현수의 비중을 늘리긴 했는데 드라마가 그에게 가까이 가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시즌1 캐릭터들이 인기 있고 사람들이 송강 이도현 달라고 징징거리니까 그냥 드렸습니다^^ 한 느낌.

현수의 심정 변화는 여전히 따라가기 힘들고, 갑작스럽게 이중인격으로 분리되었던 자아를 통합하는 과정은 포토샵 레이어 합치기처럼 단축키 한 번에 대충 이루어진다.

그의 목표가 뭐였는지는 자꾸만 헷갈리고, 실제로 작중에서도 ‘이경 누나를 찾는다’ ‘아이가 인간을 괴물화시키는 것을 막는다’ ‘의명(상원)을 죽인다’에서 왔다 갔다 한다. 이 과정에서 은유와의 관계가 뒷전으로 밀리는 건 덤.

주인공의 비중이 시즌2에 비해서는 낫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최후의 도구 정도로 활용하는 게 다다.

오히려 이경이나 아이의 심리가 더 많이 묘사되는데, 이쪽은 이쪽대로 별 매력이 없다는 게 문제…

스위트홈3 이도현 고민시 은혁은유

문제 인류

‘돌아온(부활한) 은혁’이라는 거대 떡밥이 투척되고, 드디어 시즌1의 3인방이 재회했지만 예전의 케미와 매력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현수의 심리도 못 따라가겠는데 은혁의 정체는 더 혼란스러우며, 둘이“빨라졌네.” “니가 느려진 건 아니고?”처럼 끊임없이 서로 중2병틱한 대사를 나누며 폼을 잡는 장면은 당황스럽다. 좀 과하게 시즌1의 대사나 장면을 직접 끌고 오는 작위성도 조금 촌스럽고.

셋 사이의 감정 교류나 케미는 은유의 애처로운 눈물에만 호소한다. 은유의 온 목표가 오빠를 찾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던 만큼, 은혁에게 쏟아내는 감정들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짠한 장면 중 하나지만…..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은혁과 만난 순간부터 은유의 강렬한 동기였던 ‘오빠를 찾아 헤매던’ 역할이 끝나고 그녀의 존재감은 희미해지기 시작한다. 한마디로 은유가 할 일이 없어. 그리고 그렇게 그대로 도중에 사라진다???????????

이렇게?????? 지금?????????!!!!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당황스러운 부분은 신인류라는 갑작스러운 설정의 등장과 낯설기만 한 은혁의 모습. 차가워 보이지만 누구보다 사람들을 지키려 홀로 노력했던 은혁의 매력 포인트는 사라지고, 이도현의 얼굴과 시즌1에서 작위적으로 끌어온 대사만으로 이 캐릭터가 은혁이라고 주장한다.

은혁이 (다시) 감정을 배워나가는 것을 주요 포인트로 삼는 것도 아니고, 작품의 주제와도 동떨어져 있다.

신인류의 설정 자체가 띠용하기도 함… 먼저, 정리를 해보면 이 드라마에 나오는 비인간 크리쳐는 다음과 같다.

  • 괴물: 내면의 욕망에 의해 발현되어 코피를 쏟으며 변이하고 이성을 잃고 사람을 공격하며 재생 능력이 있음
  • 차현수: 괴물이지만 자신의 인격과 인지 능력을 유지하고 몸의 일부만 변형
  • 특수 감염체: 임 박사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괴물로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
  • 아이: 인간과 접촉하면 괴물(아래)로 바꾸고 괴물들과 교감하는 능력을 가졌음, 신체 발육이 빠름
  • 아이에 의해 만들어진 괴물: 코피를 쏟지 않고 눈을 뒤집은 채 좀비처럼 움직임
  • 신인류: 괴물화 이후 시간이 지나면 고치를 만들고 인간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남, 불사인데 감정이 없음

와 정신없어……..

‘괴물 안에 사람 있다’는 건 상당히 충격적인 반전 포인트가 될 수 있지만, 지나치게 난잡한 설정과 형편없는 스토리텔링 때문에 그냥 산만하다.

인간과 괴물, 인간과 특수 감염체, 특수 감염체와 신인류, 괴물과 신인류 사이의 관계가 다 뒤죽박죽이 되어버림…

스위트홈3 리뷰 스토리

금쪽 상담소+사랑과 전쟁

사실 이야기의 중심이 현수와 은유에게 있지도 않다. 

드라마의 가장 큰 갈등은 이경과 상원의 애 하나 양육권을 둔 부부싸움이며 스토리의 본질은 가정 내 폭력 사건이다. 그런데 여기에 인류를 좌지우지할 비밀과 초능력을 끼워 넣다 보니 스케일감 요상해짐…

특수한 설정이 덕지덕지 붙은 캐릭터들이 주인공을 찜쪄먹게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것도 아님…

아빠는 얼굴은 핫가이로 성형했지만 알맹이가 천하의 찌질남이고,
엄마는 무조건적인 모성과 엄마의 책임감에 대한 선입견으로만 가득 찬 캐릭터이며,
딸애는 그냥 이 바닥에 뻔하디 뻔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순진하고 잔혹한 아이’ 클리셰 그 자체.

이 세 명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예상 가능하고 지겨워 죽겠어.

그리고 솔직히 이경이 딸을 ‘괴물이 아닌 사람으로 키웠다’는데 솔직히 지금까지 봐온 걸로는 별로 그런 것 같지도 않음.(….)

이수가 가족이라는 게 무엇인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엄마인지 아빠인지 고민하는 척이라도 했음 모를까 그런 기본적인 고뇌조차도 없이 설정값대로만 움직인다. 진옥과 영수, 예슬을 통해 가족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더 풀어낼 수 있었을 텐데도 그냥 싹둑 잘라버리고.

서사의 중심이 되어야 할 주인공이 멀쩡히 따로 있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잔뜩 쌓였는데, 일가족이 나타나 궁금하지도 재미있지도 멋있지도 않은 이야기를 펼치며 비중을 차지하니 중간중간 긴장감은 확 떨어진다.

예를 들면 약간 코난의 아카이 일가같은……

스위트홈3 은혁

놓아버린 후반부

후반부로 가면 아예 ‘이 사람은 대체 왜 이런 행동을 하는가’를 건너뛰고 그냥 무작정 얘기만 진행한다.

형제들을 찾는 게 목적이라던 은혁의 동기는 별로 중요해 보이지도 않고, 남상원도 분명 시즌2 때 함께 세상을 지배 어쩌고 한 것 같은데 오히려 팀킬을 일삼는다.

수호대도 급속도로 얄팍해져서 로봇군인마냥 정해진 일만 하고, 탁 상사는 좀 입체적인 인물이었는데 내가 언제 흑화할 뻔했냐는 듯 1차원적으로 납작해져 버리고.

자신을 밀어내는 은유를 계속 쫓아가고 지켜주려고 했던 찬영은 은유 옆에 남자가 둘이나 생겨서 풀이 죽었는지 걍 말도 안하고 마음을 접는다. 그리고 본인한테 여자가 둘이 됨

모든 캐릭터가 다 얄팍해졌는데, 심지어 연출도 갈수록 성의가 없다.

사람들이 좀비처럼 눈을 까뒤집고 몰려오는 장면은 내가 지금 뭔 드라마를 보는 건가 싶음…

물론 드라마가 1화에 힘을 주고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딸려가는 게 드문 일은 아니긴 합니다만, 너는 사전제작이잖아…

디테일도 형편없다. 생각을 하면서 보면 볼수록 오히려 이해가 안 가.

도중에 나온 진격의 거인 같은 놈은 뭔지 끝까지 안알랴줌… 특수 감염인들이 도중에 만난 평범한 인간을 굳이 안 죽이고 데려가는 이유나, 그들과 신인류간의 관계도 말하려다 만다.

특정 장면 연출이나 편리한 전개를 위해 그냥 우기는 전개가 이어지는데, 조금만 더 신경을 쓰거나 장면을 할애했으면 충분히 납득시킬 수 있는 장면도 걍 놨다.

…..무능은 결함이지만 무책임은 죄야.

스위트홈3 이진욱
이 얼굴로 찐따라서 더 킹받음…

최종보스가 찐따일 때 생기는 일

장렬하고 카타르시스 넘치는 장르물에서, 작품의 중요 악당은 싸패여도 되고 미친놈이어도 된다.

근데 찐따면 안 돼.

최종보스 포지션인 남상원은 껍데기가 이진욱이라는 걸 제외하고는 정말 단 하나도 특출난 점이 없으며, 한심하고 부실한 빌런 집단이 작품의 긴장감을 크게 약화시킨다.

나쁜 놈들이 인체실험을 당한 피해자라는 게 좀 찝찝한데 실드 쳐주기엔 행동들이 너무 악질적이고 졸렬하다. 하필이면 그들이 잔인하게 죽인 수호대의 최후가 너무 절절해서 더욱 찌질해 보이는 효과.

그리고 결정적으로 멍청함……….. 하는 행동이 너무 한심해서 공포나 위협을 느낄 새가 없다.

그나마 치상은 모스 부호를 듣고 밤섬에서 탈출한 인원이 있다는 걸 알아채거나 동료들을 단도리하는 등 일종의 품위나마 유지하지만, 행동이 너무 대놓고 따까리의 그것이고, 재진의 저질스러운 행동은 집단의 포스를 떨어뜨린다.

물론 제일 문제가 심각한 건 보스인 남상원이다.

본인도 연구원이었는데 능지가 처참해서 괴물화 연구에 대해선 임 박사에게만 기대는 실정이고, CCTV 코 앞에 두고 탁 상사의 말발에 놀아나거나 ‘몸을 옮기는 의식’이라며 거창하게 말해놓고 그냥 캠프파이어 뛰어들기….

한마디로 짜쳐.

착하고 순했던 그때 그 시절 얼굴이 오버랩되는 장면에서는 그나마 이진욱 얼굴빨로 유지되던 마지막 포스 한 방울까지 다 날아감…

최후의 순간까지 너무 찌질해서 임팩트와 카타르시스보다는 황당할 정도다. 시즌 3개를 끌어온 장절한 마무리로 보기엔 턱없이 부족한 포스와 허무한 결말. 심지어 보스를 무너뜨리는 데 사용한 방식도 저번 시즌의 재탕이고 과거 회상에 기대고 있다.

스위트홈 시즌3 리뷰 엔딩

모욕적인 엔딩

문제점이 정말 많지만, 가장 큰 문제는 <스위트홈3>의 엔딩이 모욕적이라는 것.

원작이나 작중 등장하는 많은 캐릭터, 
그리고 이 드라마를 시즌3까지 봐준 사람들에게.

나한테!!!!!!!!

생방송 쪽대본 드라마가 할법한 성의 없는 연출도 빡치는데, 훨씬 근본적으로 열받는 건 너무나 무책임하고 성의가 없는 마무리.

제일 크게 벌려놓은 게 신인류의 설정인. 신인류는 피할 수 없는 인류의 진화 과정처럼 묘사되지만 일단 괴물화된 사람은 아주 높은 확률로 추잡스러운 행동을 하며 주변 사람을 공격한다는 문제가 있다.

그런데 이 괴물을 냅두면 곧 신인류가 되고, 이들은 모든 방면에서 인간보다 슈퍼킹왕짱 우월하다. 괴물로부터 쫓기던 생존자들은 괴물이 변한 신인류를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간다.

심플하게 정리하면, 내면의 욕망이 폭발하고 마구 폭주해서 주변 사람 죽이고 좀 돌아다니다가 고치 만들고 신인류로 태어나면 와! 우리 같이 살아요^^

이걸 드라마 끝나기 꼴랑 5분 전 내레이션 한 줄로 끝내버리는 황당한 처리는 덤이고, 이 설정 자체가 그동안 인간다운 삶을 살려고 노력한 모든 이들이 주었던 감동을 깎아내린다. 

이딴 식으로 해석하면 수많은 괴물들을 그냥 놔두기만 하면 진화할 수 있었는데 괜히 죽인 게 되는 거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재헌, 유리와 상욱 등의 죽음도 의미가 희미해진다.

시즌3 안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최후를 맞기 위해 발버둥 친 호상이나 탁 상사의 희생도 순식간에 빛이 바래버리죠.

심지어 이경은 괴물이 되어서 불사의 능력을 얻었지만 현수가 열심히 노력해서 인간으로 되돌린 바람에 죽어버림… 뭐야 이게 대체;

결정적으로 드라마의 주제와 주인공의 정체성을 날려버린다.

‘괴물이면서 인간인’ 현수는 욕망을 억누르고 타인을 위해 희생하면서 인간성을 유지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데, 그 인간성에는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스위트홈 시즌3

대체 이 드라마 주제가 뭘까

이쯤에서 진지하게 좀 생각을 해보죠. 시즌 3개를 통틀어서 이 드라마의 주제가 뭐였을까.

먼저, 시즌1은 제법 확실했습니다.

솔직히 너무 확실해서 조금 유치할 정도로, ‘인간과 괴물을 구분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다른 사람을 위하는 태도와 함께 살아가려는 진정성이다를 강조했다.

현수는 괴물임에도 인간이 되려고 계속 노력했고, 상욱은 아무도 몰라줘도 묵묵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한다. 그 과정에서 남들에게 구원도 받았다. 특히 상욱의 마음을 돌려놓았던 재헌의 행동이나 현수의 폭주를 막은 두식의 희생은 괴물과 사람을 구분 짓는 중요한 지점이었다.

반면 시즌2에서는 그런 것이 하나도 없었다.

찬영이 선의로 한 행동이 오히려 큰 민폐가 되거나, 기껏 배려하고 구해준 인물들은 잔인하게 죽고, 에이즈녀가 자기 남친을 구해내라고 악을 쓰는 등 진짜 악의적인 상황만 가득해 깝깝하고 우울했다.

시즌2는 재미도 없지만, ‘팍팍해진 세상’을 보여주는 것 외에 존재 의미 자체가 별로 없었다.

….그러다 시즌3의 초반부는 다시 (시즌1처럼) 주제로 돌아가려는 모습을 보다. 이경을 살리기 위한 현수의 노력→현수를 구하기 위한 은유의 노력→그런 은유를 지키려는 찬영의 노력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이는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이 된다.

그 외에도 정신줄을 놓고 살았던 하니가 삶의 의미를 되찾거나 지 반장은 자신이 벌인 일에 최소한의 책임을 가지고 마무리를 짓는다.

시즌1과 비슷한 ‘작은 선의’의 효과와 신념 역시 잘 드러나는데, 석찬이 자영에게 베푼 단 한 번의 친절은 그의 목숨을 구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그는 그 목숨을 영후를 살리는 데 바쳤습니다.

작중에서 그냥 지나가고 마는 부분이지만, 신을 믿으면서도 그 믿음과 희생의 대상이 실제적인 사람이라는 점에서 석찬은 재헌과 비슷한 포지션. 근데 정작 찐신부는 뭐하는가…

그런데 중반을 넘어서면 갑자기 이 주제 의식은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

그간 은혁과 현수에게 소중하게 여겨졌던 은유의 존재감과 중요성이 떡락하고, 현수와 은혁의 관계는 비즈니스에서 딱히 나아가지도 못한다.

의미 없는 잔인함으로 시즌1부터 오래 알고 지냈던 캐릭터를 능욕하는 장면은 불쾌하기까지 하다. 영수는 이수에게 뭔가 깨달음을 주는가 싶더니 냅다 슬라임행이고, 진옥은 다름 아닌 상욱(껍데기지만)에게 비참하게 살해당함… 

<스위트홈>은 암담한 포스트 아포칼립스에서 인간성의 희미한 빛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이야기였는데,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드라마는 스스로 그 촛불을 그냥 훅 꺼버리더니 싸구려 미러볼을 꺼내 엔딩을 장식한다.

스위트홈 시즌3 리뷰

하지만 예뻤죠

다만 이 난장이 된 드라마에서도 다들 예쁘고 잘생기고 처절하게 연기를 잘하기 때문송강이 우는 게 예쁘다… 고민시가 연기를 잘한다… 진영이 잘생겼다…식으로 배우들을 보는 보람은 있다.

시즌1의 3인방(현수, 은유, 은혁)은 그 자체만으로 어느 정도 팬서비스가 되고.

스위트홈3 오정세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력은 스토리와 개연성이 붕붕 뜨는 순간들을 꽉 붙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김영후가 손을 떨면서 경례를 하고, 탁 상사와 둘이 오랜 앙금을 푸는 장면같은 거. 탁 상사가 개꼴갑이라고 생각했던 게 나일 리가 없어…

하지만 딱 이 장면 끝나고 나면 그냥 사람 지키는 로봇됨… 둘 다 입체적인 면이 있어서 깊이있는 논의를 전개할 수 있었는데 그거 다 뭉개는 미천한 각본…

그리고 개인적으로 진짜 최고라고 생각한 건 다름 아닌 임 박사 역의 오정세.

캐릭터 자체는 매드 사이언티스트에 천하의 개쌍놈이라는 흔한 설정인데 연기가 진짜 찰떡…

임 박사는 정진정명 싸패면서도 자신에게 살려달라고 울먹이는 석찬의 말을 듣고 수혈 조치를 취해주는가 하면, 몸을 사리려고는 하면서 못참고 상원한테 은근 깝치고, 스타디움 사람들을 구하는 데 좀 협력하나 싶더니 거하게 통수를 치는 등 종잡을 수가 없다.

하지만 시종일관 죄책감도 없고 늘 가벼운 태도가 그가 가진 ‘일관성’이며, 트러블메이커로서 적재적소에서 극을 쫄깃하게 만든다.

….그런 그 역시 허무하고도 무의미한 죽음을 피해 가진 못했지만. 뭐, 적어도 인과응보이긴 했다.

스위트홈3 송강 엔딩

종합평: ★☆

그러니까…. <스위트홈3>은 뭔가를 하려다말았다.

시즌2에서 신캐들이 이것저것 벌린 일을 초반부에 휘리릭 정리하………..는가 싶더니갑자기 방바닥에 새로운 폐기물을 2톤어치 쏟아놓는다. 그리고 거기서부터는 손도 안대. 그냥 발로 슥슥 밀어서 대충 길만 겨우 내놓는다.

시즌3의 피날레에 이르면 여태까지 쌓아왔던 주제, 그동안의 설정, 인물간의 케미 이런 것들이 전혀 의미가 없어진다. 최소한의 개연성이나 심리 묘사도 없이 이 스케일만 큰 스토리를 거침없이 갖다처박을 뿐.

성의 없는 날림 엔딩은 기가 막혀서 진짜 화도 안 남.. 그냥 거의 웃김.

뭐, 그래도 하려고 했던 무언가가 남아있던 초반부는 괜찮았고, 시리즈 특유의 스케일과 배우들의 비주얼은 볼만하다. 주연 배우 중 누굴 좋아한다면 봐도 손해는 아닌 정도. 움짤로 건질만한 피땀눈물 장면들이라든가…

그것 뿐이야.

그것뿐인 것에 9천자를 다 채웠다니, 나도 어지간히 미련이 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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