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Film

명탐정 코난 극장판 24기 비색의 탄환 리뷰

명탐정 코난 비색의 탄환 포스터

비색의 탄환 줄거리

월드 스포츠 게임(WSG)을 앞두고, 도쿄에서 나고야까지 진공 초전도 리니어 열차가 개통되어 그 기념식에 참석하게 된 코난 일행.

그러나 파티 회장에서 소노코의 아버지이자 스즈키 그룹의 회장인 스즈키 지로가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코난과 소년 탐정단의 활약으로 지로는 구출되지만, 이 사건이 15년 전 미국에서 벌어진 재벌가 연속 납치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과거의 사건에 관여했던 FBI도 움직이는데…..

오랜만에 장르가 탐정물

코난 극장판은 갈수록 추리는 없어지고 판타지 액션 스릴러 정도가 되었는데, 이번엔 오래간만에 좀 탐정물 같은 극장판. 물론 고차원적인 추리로 만족시킬 정도는 아니지만, 어쨌든 탐정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구색은 갖추고 있다.

코난 일행이 리니어 열차를 타게 된 계기 등 소소한 부분에서도 이야기 전개에 개연성을 갖추려고 상당히 노력한 것도 보이고. 아니, 원래 안 이런데…?

리니어 열차를 탄 코난

특히 주요 소재이자 사건의 배경인 진공 초전도 리니어 열차의 원리나 구조 등을 상당히 공들여 설명한다. 추리의 난이도 자체는 낮지만 트릭 설명에서 이해가 안 되거나 대충 넘어가는 지점은 없도록 신경 썼다.

다만 리니어 열차에만 열심히고 정작 사건 자체의 임팩트나 범인 추리 과정이 너무 희미한 것은 단점.

명탐정 코난 아카이 일가

아카이 패밀리

  • 아빠: 전 MI6 (현재 사망?)
  • 엄마: MI6 요원, 어린애의 몸인데 인간흉기
  • 장남: FBI 요원, 뛰어난 추리력과 미친 저격 실력의 소유자
  • 차남: 쇼기 명인, 걸어다니는 컴퓨터
  • 막내: 전투력과 추리력을 고루 갖춘 고교생 탐정

아카이 일가는 각자 개성있고 유능한 인물들이지만, 세계관 최상급 인간들이 한 가족이라는 설정에 온갖 중요 떡밥에 다 얽혀 있어서 밸붕으로 비난받기도 한다. 원작에서도 아카이 일가가 나타나면 오히려 주인공인 코난이 뒷전이 되어버리는 결과도…

하지만 이번엔 하나가 아니라 몽땅 다 나와서 비중이 분산되는 바람에 오히려 절묘하게 밸런스가 맞습니다. (…)

명탐정 코난 비색의 탄환 전투 움짤

격투를 담당하는 집안이라 대인 액션의 비중이 커서 액션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고.

그리고 작중에서 서로의 존재를 모르는 데다 애초에 슈이치-슈키치, 마스미-메리로 묶여서 돌아다니다 보니 이들이 가족인 게 잘 드러나지도 않고 그게 중요한 포인트도 아니다. 코난의 입장에서 보면 아는 사람과 아는 사람이 아는 사람… 그래서 “아카이 일가 총집합”이라고 해도 걱정했던 것처럼 그사세가 아니다.

모르는 새에 여동생을 패고 엄마한테 총으로 위협당하는 막장이 펼쳐지긴 하지만….

집중하지 않는 미덕

<비색의 탄환>은 주인공을 제외하고 어느 한 인물이나 사건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코난은 아카이와 연락하면서 마스미랑 돌아다니고, 하이바라도 돌아다니면서 단서를 모으고, 중간중간 유미와 슈키치 커플이 등장한다. (과연 유미는 꼭 이렇게 등장했어야 했나 싶지만)

세라 마스미와 코난

이번 극장판은 모든 인물들에게 나름의 비중과 역할을 부여하고 서로가 연결되도록 구성을 짜면서 중간중간 액션이나 쉬어가는 장면들을 섞어가는 방식을 쓰는데, 이런 적당한 완급 조절로 오히려 집중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반대로 연결성이 조각조각 나서 도저히 집중할 수 없는 사례는 감청의 권…)

화려한 액션은 아카이 일가에게 맡겨놓긴 했지만 중심인물은 코난이고 이는 흔들리지 않는다. 결정적인 추리와 계획은 거의 다 코난에게서 나온 거고, 아카이는 모 공안 경찰과는 달리 코난을 상당히 존중해주고 마스미의 코난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서 주인공 대접은 제대로다. 밸붕캐, 사기캐보다는 방해하지 않는 조력자, 파트너라는 선을 지킨다.

그 외 캐릭터들의 서브적인 역할 분배도 잘 되어 있다. 전반적인 작화도 고루 좋고, 슈이치, 슈키치, 마스미, 하이바라, 조디와 캐멀이 각자 제자리에서 역할을 다한다는 점도 좋았다.

특히 이번엔 하이바라의 활약이 눈에 띈다. 코난의 추리를 들어주는 정도의 단순한 역할에서 벗어나서 직접 단서를 찾아다니거나 코난보다 먼저 트릭을 추리하는 등 유능한 면을 제대로 보여주고, 꽤 다채로운 표정도 나오기 때문에 하이바라 팬이라면 주목.

종합평

<비색의 탄환>은 전반적으로 만듦새가 좋다. 3D CG가 상당히 그럴 듯해서 놀랐고, 사운드도 꽤 세련되어서 인상적. 사실 이번작은 도쿄 올림픽을 노리고 만들어졌지만 올림픽이 연기되는 바람에 개봉도 밀렸는데 그 덕분인 듯.

특히 존재감이 강한 조연 인물들이 많이 나오지만 밸런스가 잡혀 있다.

명탐정 코난 비색의 탄환 아카이 슈이치 저격
물론 작정하고 멋있게 나오긴 하지만…

….사실 오히려 ‘아카이 슈이치의 팬’이라면 아쉽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밸런스가 너무 좋다. <제로의 집행인>은 그야말로 아무로 토오루 원톱인데 <비색의 탄환>은 아카이가 매우 멋있게 나오긴 하지만 ‘중심인물’이라고 하기에는 좀 어폐가 있다. 뭐, 제로는 캐릭터 해석과 묘사에 다소 문제가 있었던 반면 이번엔 그런 게 없어서 일장일단이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아카이 일가를 딱히 좋아하진 않아서 일가족이 한꺼번에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건 에바 아닌가 싶었는데 <비색의 탄환>은 의외로 거부감이 들지 않는 작품이었다. 오히려 각자가 정도를 지키면서 꽤 매력적으로 나왔다고 생각하고.

“어라?… 괜찮은데?”가 보면서 제일 많이 한 생각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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