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Film

늑대사냥(2022) 리뷰: 이걸 극장 개봉했다니 미치셨어요?

늑대사냥 포스터

늑대사냥

  • 감독: 김홍선
  • 장르: 액션, 범죄, 공포, 스릴러
  • 출연: 서인국, 장동윤, 최귀화, 성동일, 박호산
  • 공개: 2022년 9월 21일

이걸 왜 봤지 진짜… 하.. 죽일 놈의 호기심.

종합평 :

늑대사냥 서인국

늑대사냥 줄거리

필리핀에서 인도받은 수십 명의 흉악 범죄자들을 한국까지 호송하기 위해 대형 화물 선박 ‘프론티어 타이탄호’가 출항한다. 이들을 관리하기 위해 배 안에는 수십 명의 베테랑 강력계 형사들이 배치되고, 팀을 이끄는 경찰서장 석우(박호산)는 긴장을 놓지 않는다.

악명높은 박종두(서인국)는 결국 형사들을 죽이고 배를 탈취할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하지만 선박의 지하에 숨겨져 있던 수수께끼의 괴물 ‘알파’가 깨어나 사람들을 마구 죽이기 시작하면서 배 안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하는데….

극단적 폭력, 미친 수위

이 영화를 극장 개봉했다니 진짜 미치셨어요??!?

딱히 고어물을 즐기진 않지만 그래도 못 보는 편은 아닌데 이건 진짜 와 어나더임…

<한니발>이나 <쏘우>가 사람으로 순대를 만들어 내놓는 영화라면 이 영화는 걍 눈 앞에서 살아있는 돼지 한마리 다리를 뜯어서 던져주며 먹어.

대충 수위를 글로 표현하자면 공구로 사람 머리나 목을 찍어서 피가 스프링쿨러마냥 솟구치고, 작중 주요 악역의 얼굴은 피투성이로 짓이겨져 있고 눈이 호치키스로 찍혀 있음……

그리고 보통 고어물은 총이든 칼이든 촉수든 셋 중 하나인데, 이 영화는 다 한다. 셋 다.

한국 영화에서 매우 드문(유일한가?)초특급 수위의 슬래셔 고어물이라는 의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누구에게도 권하기 어려운 작품. 그냥 잔인하기만 한 것도 아니고 선정성 수위도 개쎄고 지저분한 부분도 있어서, 어느 누구와도 같이 보는 것도 비추천…

그리고 엄청난 수위 자체를 제외하면, 슬래셔/크리처 영화로서도 그다지 완성도가 높은 편이 아니다. 매운 음식도 ‘맛있게 매워야’ 먹지, 이건 그냥 혀를 뜯어내는 고문일 뿐.

늑대사냥 정소민

무의미한 장르 변화

이 영화는 진행되면서 장르가 차례로

  • 범죄자들을 호송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스릴러
  • 크리쳐 학살극
  • 초능력자들끼리의 액션물

…으로 변한다.

하지만 그 장르의 전환이 썩 매끄럽지는 않고, 그 변화 자체가 별로 유의미한 것도 아님.. (어차피 장르가 뭐든 다들 존나게 죽어나가니까)

초반에 범죄자들과 형사들의 긴장감을 구축하는 건 상당히 괜찮았다. 특히 서인국이 미친 포스로 극의 중심을 확 잡습니다. 라고 생각했는데.

비록 꼭 이렇게까지 더럽고 잔인하게 찍어야 하는가 라는, 영화란 매체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들긴 하지만, 어쨌든 박종두를 비롯한 범죄자들이 배를 장악하는 부분은 봐줄 만 했고, 형사들이 잔인하게 죽고 능욕당한 후 바닥에 흐른 피가 하수구를 통해 지하에 잠든 ‘알파’에게 뚝뚝 떨어지는 장면까지도 꽤나 신선했어요.

그러나 알파가 기관실에 나타나 순식간에 수십킬을 찍고 박종두를 죽여버리는 순간 ‘어…?’ 싶다. 이 영화의 핵심이 박종두나 석우가 아닌 알파를 비롯한 초능력자들에게 있다는 걸 갑작스럽게 깨닫게 된 순간. 하지만 이게 즐거운 반전이라기보단 무책임하고 뜬금없이 내던져진 느낌이다.

그리고 알파의 학살은……. 피곤하다.

너무 자극적인데 완급이 전혀 없어서 오로지 강강강강의 연속. 중요해 보이던 인물도 막 가고, 알파가 갑자기 튀어나와 압도적인 힘으로 사람을 죽이는 동안 남은 사람들이 우르르 도망가는 전개가 반복되니 이 고어씬들이 지루하기까지 하다. 무섭기보단 ‘아 이제 그만 좀 하지….’란 짜증이 날 정도.

완급 조절이 전혀 안되고 스토리상으로도 (알파의 기원을 밝히는 참고자료 외에) 전혀 진척이 없기 때문에 후반부에 초능력 액션물로 선회하면 이미 이 영화에 대한 흥미도는 나락에 가있음.. 관객이 몰입하거나 흥미롭게 느낄 수 있는 인물이 단 한 명도 남지 않았기 때문.

게다가 후반부 전개는 정말 날림인데, 기껏 바다 위에 고립된 배 안+통신도 안되고 폭풍이 온다는 배경을 깔아놨으면서 그냥 미제 헬기를 타고 불쑥 도착하는 장면은 띠용. 범죄자들을 배에 태운다는 설정을 위해 꽤 노력을 많이 했던 초반과 비교하면 명백하게 성의가 없어.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의미없는 짓을 하다 에너지까지 소진하더니 그냥 대충 전원을 뚝 끊어버림…

늑대사냥 성동일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영화에 뭔가 설정은 많다. 일단 죄수들을 굳이 비행기가 아닌 배로 호송한다는 설정부터, 뭔가 있어보이는 박종두의 포스, 탑승 인원의 구성과 배 안의 구조 등 배경은 나름 공들여 짜놓았다.

하지만 이 초반부의 설정은 별로 아까워하지도 않고 그냥 날려버리더니, 또 후반부에는 새로운 설정을 막 내놓기 시작한다. 일제시대 인체 실험으로 초인적인 살육 능력을 지닌 괴물이 탄생했고, 맹수의 유전자를 주입받았으며, 거대 제약 회사가 반시체를 모아 인간 병기를 만든다 등등.

하지만 대부분의 설정이 문서와 짧은 회상으로 풀리는, 상당히 게임스러운 가성비 진행.

거의 바이오하자드나 사일런트 힐을 연상시키는 방식인데 문제는 게임의 경우 플레이어가 직접 캐릭터를 조작하면서 이미 배경에 충분히 몰입한 상태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은 그보다 거리가 멀어 설정을 ‘구경’할 뿐이라는 거.

그래서 설정들이 영화 내에서 정말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알파가 인체 실험을 당한 피해자이자 내내 극도의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언급은 있지만 알파가 불쌍한 것도 아니요, 생존에 도움이 되는 정보도 아니다. 인물은 없고 설정만 널어놓으니 하나도 흥미롭지가 않아. 표 이사가 사실은 일제시대 인간이라는 게 밝혀저도 응 그렇구나 근데 그래서 뭐….

늑대사냥 장동윤

등장인물 97%가 다 소모적으로 죽어나가는 인물이고 관객이 이입하거나 따라갈 수 있는 캐릭터가 단 한명도 없다. 초반엔 그나마 형사인 석우나 다연이 주인공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도 아니고, 오히려 별로 정감가지 않는 캐릭터들이 오래 버티질 않나….

진짜 주인공이라고 할 만한 건 사실 ‘도일’인데.

존재감이 ㅈ도 없어요.

초반에 그가 잠깐이나마 주목받는 건 박종두가 콕 찝어 언급했기 때문이고, 그 이후로는 그냥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병풍일 뿐. 반전이 있다고는 하지만 중반부터 너무 뻔하게 예상이 가능해서 흥미롭지도 않고. 과거 서사도 너무 뻔하다못해 촌스러운 수준.

여태까지 캐릭터를 비춰주지 않았는데 갑자기 도일이 알파를 보면서 동정하거나 대웅에게 복수심을 품는 장면에서 없던 몰입이 솟아날 리가 없잖아.

악역 역시 알맹이 없기는 매한가지. 알파는 그냥 살인 짐승이라 딱히 흥미롭지도 않고, 흑막들도 걍 다 따로 논다. 

비중은 없으나 수위의 겁나 큰 몫을 담당하신 표이사는 둘째치고(되게 후속작용 캐릭이라서), 결정적으로 최종보스인 대웅이 너무 조악한 악역이라 아주 그냥 팍 식는다. 대사가 하나하나 어쩜 이렇게 조잡하지…?

이렇게 캐릭터가 엉망이다 보니 도일과 대웅이 초인적인 능력으로 치고받는 클라이맥스에는 아무런 의미도 무게감도 심지어 (알파의 학살같은) 임팩트도 없다.

사람을 죽이려면 이유가 필요하다

<늑대사냥>은 정말 불쾌한 영화다. 의도적으로 불쾌하게 표현된 살육을 두 눈 뜨고 봐야하는 것도 고역이지만, 무엇보다 거기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게 더 힘들다.

중심 캐릭터가 없고 서사조차 빈약해서 나름대로 짜놓은 설정이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함…

굳이 말하자면 ‘엄청나게 잔인한 학살을 보여주기’가 영화의 목적이라 볼 수 있는데, 완급 조절을 통해 학살이 재미있거나 스타일리쉬하거나 무섭다기보단 그냥 피곤해.

그저 2시간 동안 그냥 피가 솨아아아악 살이 찌꺽찌꺽 총이 타다다다다다당…

덜 닦은 것처럼 찝찝한데다 명백하게 후속작을 예고하는(안 나오겠지만) 엔딩을 보고나면 남는 거라곤 나빠진 기분과 시간의 허무함뿐.

댓글 남기기

Cabinet of Wonder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